50가지 파운데이션으로 유명세, 한국 소비자 반응은 "글쎄"
두바이 이어 한국서 두 번째 출시 행사 열어…2시간 반 지각으로 빈축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자회사 켄도가 미국 팝스타 리한나(31)와 협업해 만든 펜티 뷰티(Fenty Beauty)가 17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국내 시장 진출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리한나가 직접 자신의 화장법을 공유하며 화제가 됐다. 이번 행사는 두바이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뷰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중엔 9만원 상당의 티켓을 구매한 유료관객 120명도 포함됐다. 리한나는 사회자 없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춰 화장법과 뷰티 노하우 등을 공개했다.
◇ 명품 기업과 셀럽이 만든 색조 화장품
2005년 가수로 데뷔한 리한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가수로 꼽힌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리한나의 자산은 6억달러(약 7136억원)로 마돈나(5억7000만달러), 셀린 디옹(4억5000만달러), 비욘세(4억달러)보다 많다.
가수이자 패션 아이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리한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 속옷, 화장품을 출시해 사업가로 인정받았다. 특히 2017년 9월 출시한 펜티 뷰티는 그해 연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이목을 끌었다. 타임지는 당시 40가지 색상으로 출시한 파운데이션을 치켜세우며 모든 이들의 피부색을 위한 화장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파운데이션은 출시 일주일 만에 8가지 색상이 동났다. 대부분 어두운 색상으로, 그동안 화장품 업계가 유색인종을 위한 화장품 개발에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보여줬다. 이에 리한나는 "모든 여성들이 우리 브랜드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펜티 뷰티는 지난해 5억7000만달러(약 677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재 파운데이션의 색상은 50종으로 늘었다.
◇ 50가지 파운데이션으로 급성장…한국에선?
이번 행사에서도 리한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남성용 제품 출시 계획을 묻는 관객의 질문엔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바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고, 아이쉐도우 색을 추천해 달라는 요구에는 "나는 눈 화장을 할 때 아이쉐도우를 비롯해 립스틱, 컨실러 등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용도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한나는 자신의 까다로운 취향이 화장품 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자신감이 없는 이들에게 내면의 자아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싶었다. 우리 제품을 통해 여러분의 강인한 모습을 표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품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뷰티 유튜버를 꿈꾸고 있다는 박모 씨는 "리한나처럼 얼굴 윤곽을 또렷하게 표현한 화장을 선호하는데, 직접 방법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펄(반짝이)이 들어간 제품들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했다.
반면 회사원 김승현 씨는 "50가지 색의 파운데이션과 독특한 색의 립스틱이 신선했지만, 당장 필요해 보이진 않았다. 다른 해외 브랜드처럼 한국인에 맞는 제품을 내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패션 비즈니스 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펜티 뷰티가 추구하는 다양성은 서양스러운 생각"이라며 "중국과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맞는 메시지와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 화려한 쇼맨십 자랑한 첫 행사…연이은 지각에 불만 속출
펜티 뷰티는 지난 3일 롯데·현대·신세계 면세점에서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다음 달 한국에 첫 매장을 여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세포라에 입점한다. 같은 시기 홍콩, 마카오, 중국에도 매장을 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선 리한나의 불성실한 태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는 리한나의 지각으로 인해 7시 30분이 넘어 시작됐다. 이후 신세계 면세점에서 열린 뷰티 파티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 파티는 밤 9시 반에 시작됐으나, 리한나는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에 참석한 김모 씨는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들었다"고 했다.
리한나는 콘서트나 행사에서 지각을 반복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앞서 2010년 팬사인회를 위해 방한했을 때도 1시간을 지각해 원성을 샀다.
이번에도 일부 관객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리를 떴다. 하지만 주최 측은 두 차례 "사정에 생겨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만 했을 뿐, 진심 어린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았다. 뒤늦게 도착한 리한나가 "교통체증으로 늦었다"며 짧게 사과한 것이 전부였다. 심지어 그는 행사장에 오는 도중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실시간 '지각 중계'를 해 빈축을 샀다.
윤지영 씨는 "많은 뷰티 행사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지연된 경우는 처음"이라며 "세계적인 브랜드가 제대로 된 안내나 사과 없이 당연한 듯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펜티 뷰티 측은 "운영상의 이유로 행사 일정이 크게 지연돼 죄송하다. 본사와 협의해 곧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