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에 이어 '8K 화질선명도' 논쟁 이어가
"삼성 QLED TV는 퀀텀닷 필름 댄 LCD TV" 재차 강조

LG전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8K TV는 국제 표준규격에 따른 화질선명도(CM) 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8K TV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처음 제기했던 화질선명도 문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8K TV는 화소 수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총 3300만개를 만족해야 할 뿐 아니라, 화질선명도가 50% 이상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8K TV는 화질선명도가 10%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삼성전자의 8K QLED TV(왼쪽)와 자사 8K OLED TV 디스플레이 구조를 나란히 비교했다. 남호준 LG전자 전무가 삼성전자의 QLED TV에 들어가 있는 퀀텀닷 필름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2012년부터 모든 디스플레이 해상도 측정법으로 화질선명도를 활용하고 있다. 화질선명도는 디스플레이가 흰색·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다. 흰색·검은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값도 커진다. ICDM은 해상도 충족 조건을 ‘화질선명도 50% 이상’으로 명시한다.

LG전자는 독일 화질 인증 기관인 인터텍·VDE에 여러 제조사의 TV 화질선명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삼성 QLED 8K TV의 화질 선명도는 12%로 국제 기준인 50%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LG전자 나노셀 8K TV의 화질 선명도는 90%로 나왔다.

남 전무는 "화질선명도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설명해야겠지만, 기존 TV 제품의 문제로 꼽혔던 측면 시야각을 개선하면서 그 부작용으로 화질선명도가 훼손된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설명회 옆 공간에서 별도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TV 제품을 나란히 놓고 화질을 비교·시연해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의 화질선명도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에 대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남 전무는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TV 시장에서 8K TV 시장을 주도하려면 관련 모델을 늘리기만 할 게 아니라 국제 규격에 맞는 TV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피해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가 삼성 QLED TV와 LG전자 OLED TV의 화질을 비교 시연하는 모습. LG전자는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날 자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분해해 LCD(액정표시장치) TV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 색재현율을 높인 삼성전자의 QLED(퀀텀닷 LCD TV) TV와의 기술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 전무는 "백라이트에서 발산한 빛을 퀀텀닷 필름, 광학필름 등을 통과시켜 화면을 보여주는 삼성 TV와 달리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디스플레이는 OLED TV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15개 TV 업체가 OLED TV를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이 그럼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QLED TV를 더 선택하고 있지 않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설명회에 참석한 백선필 LG전자 TV전략상품팀 책임은 "QLED TV의 경우 저가 제품이 많이 팔린 것"이라며 "2000달러 이상 시장으로 분류를 하면 OLED TV도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QLED TV는 96만1400대, OLED TV는 51만4100대가 각각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