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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마다 반복되던 ‘올빼미 공시’가 올해 추석에는 자취를 감췄다. 금융당국의 제재 경고가 효과를 본 셈이다. 올빼미 공시는 상장법인이 주가에 불리할 수 있는 정보를 장 종료 후 뒤늦게 알리는 행위를 말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직전인 이달 11일 장 마감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총 52건의 공시가 나왔다. 코스닥시장 공시는 18건이었다. 설 연휴 직전이던 지난 2월 1일 장 종료 후 각각 118건, 109건의 공시가 쏟아졌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건수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악재성 공시는 거의 없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주주총회 소집 공고, 투자설명서, 증권 발행실적 보고서 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일현대시멘트(006390)가 소송 결과를 공시했으나 승소했다는 내용이었고, 신성통상(005390)은 매출액·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코스닥시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설 연휴 당시 적자 전환, 상장폐지 사유 발생, 최대주주 변경, 파생상품 거래 손실 발생 등 악재성 공시가 폐장 직후 쏟아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광복절 직전인 지난 8월 14일 장 마감 후에도 골프존뉴딘홀딩스(121440)가 243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피소 사실을 공시하고 파티게임즈가 감사의견 거절 사실을 알리는 등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린 바 있다.

이처럼 올빼미 공시가 잠잠해진 건 금융당국이 내놓은 근절 대책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연휴 등을 틈타 상습적으로 악재성 공시를 내놓는 기업 명단을 2020년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당장 올해 추석부터는 연휴 직전에 나오는 올빼미 공시를 연휴가 끝난 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달 11일 오후 3시 30분 이후 발표된 공시 내용을 16일에 재공지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기업들에도 올빼미 공시 재공지 계획을 이미 알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