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으로 세수(稅收)는 주는데 정부 씀씀이가 커진 탓에 국가 채무가 700조원에 육박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월간 재정 동향 9월호'를 내놓고 "올 1~7월 국세 수입이 189조4000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190조2000억원)보다 8000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세수 진도율은 1년 전보다 0.6%포인트 떨어진 64.2%를 기록했다. 세수 진도율이란 정부가 1년 동안 걷으려고 목표한 금액 가운데 실제로 걷힌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세수를 세목별로 보면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7월까지 교통세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000억원 덜 걷혔고, 수입 감소 등의 여파로 관세도 6000억원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기타 세수도 1조4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법인세는 세율 인상과 지난해 반도체 호황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1조9000억원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7월까지 총지출은 318조2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조5000억원 늘었다. 이에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4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관리재정수지는 48조2000억원 적자였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7월까지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누계 적자는 각각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과 2011년 이래 가장 컸다. 7월 말 현재 국가 채무는 692조2000억원으로 지난달보다 5조4000억원 불어나며 700조원에 근접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 활력 제고 차원에서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 집행하며 나라 살림 적자 규모가 커졌지만, 하반기 들어 재정수지 적자 폭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