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현지 시각) '2019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막을 올립니다. 세계 4대 모터쇼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글로벌 자동차 축제이지만, 올해 행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많이 빠진 모양새입니다.

이미 도요타, 마쓰다, 닛산, 캐딜락, 애스턴마틴, 지프, 롤스로이스, 푸조, 볼보 등 많은 자동차 업체가 이미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매번 참석했던 기아차쌍용차가 불참하고, 현대차만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파리 모터쇼와 함께 매년 번갈아 열립니다. 지난 2017년 행사 땐 40개국 1000여개 완성차·부품업체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줄어들면서 메르세데스-벤츠BMW를 주축으로 한 독일 완성차 업체들만의 축제가 될 전망입니다. 벤츠는 이번 모터쇼에서 첫 전기차 밴인 'EQV' 모델을, BMW는 SUV 모델인 X1, X3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선보입니다.

참석하는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차의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신차 숫자는 해당 모터쇼의 위상을 판가름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2015년 6종, 2017년엔 8종의 신차를 세계 최초 공개한 BMW는 올해엔 SUV인 'X6' 모델과 콘셉트카 1종 등 2개 차종만 최초 공개합니다. 심지어 독일 브랜드인 포르셰는 고성능 전기차 스포츠카인 '타이칸'을 최근 자체 행사에서 공개하고, 모터쇼에 다시 출품해 '우려먹기'를 할 정도입니다. 현대차도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경차 'i10' 모델과 전기차 콘셉트카인 '45' 모델만 세계 최초 공개합니다. 전시관에 올리는 전시 차량 숫자는 2017년 14종에서 올해 11종으로 줄었습니다.

모터쇼의 몰락은 4~5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자동차 트렌드가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15년 폴크스바겐에서 시작된 '디젤 게이트'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독일 업체들이 디젤 엔진에 집중하다 전기차 개발이 늦어진 탓에, 최신 트렌드에 맞는 첨단 제품들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모터쇼의 위상도 함께 떨어졌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