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세 부사장 "소비자가 비싼 돈 주고 사는데 진실 알아야"

LG전자(066570)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의 8K TV 화질선명도가 국제기준에 미달한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OLED(LG)냐 QLED(삼성)냐를 놓고 디스플레이 경쟁을 벌인데 이어 화질선명도 논란이 불거졌다. 8K는 4K(초고화질) TV보다 4배 더 많은 화소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LG전자 테크브리핑을 갖고 "8K TV를 여러 업체가 출시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국제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구입할 권리가 있다"면서 "LG 8K TV는 화질선명도가 ‘90%’인 반면 삼성 8K TV는 ‘12%’라 국제기준(50%)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 따르면 TV 해상도는 화질선명도와 픽셀 개수(화소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ICDM은 해상도(사람의 눈으로 어느 정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를 판단하는 지표로 화질선명도를 정의하는데, 50% 이상이 되어야 사람 눈으로 인접 픽셀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화질선명도에 따른 이미지의 차이. 화질선명도가 90%인 이미지(왼쪽)와 12%인 이미지.

박 부사장은 "고객들이 비싼 돈을 주고 8K TV를 사는데, (TV 제조사로서)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화질선명도가) 패널에 대한 이슈는 아니다"고 했다. LG전자는 삼성 TV의 화질선명도가 갑자기 떨어졌다면서 "내부적인 사정이 있을거 같다. 정확한 이유는 삼성에 물어봐야 할 거 같다"고 했다.

LG전자는 같은 회사의 패널을 쓰는 소니의 경우 8K TV의 화질선명도가 80%에 달했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패널에 붙는 부품이 많은데, 균일한 화질을 만드는게 세트(완제품)업체의 기술"이라고 했다.

LG전자는 "2019년의 삼성이 (4K 시절 화질선명도를 중요시했던) 2016년의 삼성에게 배워야 할 거 같다"면서 "고객을 위해 우리(TV 제조사들)가 스스로 정한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8K 생태계 조성을 위해 8K 협회를 만든 것에 대해 "ICDM에 50개 정도의 회원사가 있고 전문가 250명이 참여한다"면서 "왜 지금 시점에서 협의체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8K 표준이 정해진 다음 제품을 만들어야지, 제품을 만들고 거기에 맞게 규칙을 정하는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경쟁사(삼성)가 S-UHD를 판매하다가 갑자기 QLED(퀀텀닷)라는 제품을 내놓았다"면서 "신기술인 것처럼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자체발광은 올레드 밖에 없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LCD보다 올레드가 (기술) 경쟁력이 있지만,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 광저우 공장을 가동하고 물량이 늘면 (올레드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판매량을 지난해 대비 30% 늘릴 것이라며, 77인치 판매가 2배 이상 늘면서 수량뿐 아니라 면적도 커졌다고 했다.

한편, LG전자는 7일부터 국내에서 ‘LED TV와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라는 새로운 TV 광고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