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오리온 매출 54%가 해외...중국 이어 인도 진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인기에 해외 매출 국내 첫 추월

국내 식품업계가 정체된 내수 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내는 업체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오리온과 삼양식품이 그 주인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5611억원으로 국내 매출(3558억원)보다 약 1.6배 많았다. 전체 매출 중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절반을 넘는다. 해외 시장이 오리온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 '초코파이'의 힘 오리온, 8년째 해외 매출 더 많아

오리온(271560)은 2011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 이후 지난 8년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초코파이를 고르고 있다.

이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결과다. 특히 중국은 인구가 많아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작년 중국 매출은 9330억원으로 2007년 중국 매출(1415억원) 대비 11년 만에 약 6.5배 증가했다.

오리온은 일찌감치 1990년대 부터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95년 중국법인 설립 후 1997년 중국 베이징 인근에 랑팡1공장을 짓고 현지 생산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후 현지 수요가 늘면서 현재 총 6개의 현지 생산 공장이 생겼다. 그 덕에 오리온 해외 매출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작년 중국 매출(9330억원)은 작년 해외 매출(1조2318억원)의 약 75%를 차지했다.

오리온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인구가 두번째로 많은 인도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올 3월 인도 라자스탄주에서 착공식을 가졌는데 내년에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 인기로 해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며 "향후 인도 등 진출하지 않았던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 해외 '불닭' 바람...삼양식품 해외 매출 국내 첫 추월

삼양식품(003230)도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지난 2014년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7%에 불과했지만 5년여 만에 50%를 넘겼다.

중국 대형마트에서 삼약식품이 라면 시음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2분기 해외 매출은 697억원으로 국내 매출(640억원)보다 57억원 앞섰다. 작년 2분기 해외 매출(595억원)과 비교해도 100억원 이상 늘었다. 삼양식품은 2017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2000억원을 넘겼고, 올해는 2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닭 볶음면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끈 영향이 컸다. 또 올해부터는 중국 총판을 교체해 기존 중국 연안에 치중해 있던 유통망을 중국 내륙으로 확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는 건 현재 국내 라면시장이 수년 째 정체돼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매출액은 2016년 2조400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7년 1조9900억원, 작년 2조475억원으로 정체돼 있다.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도 2016년 76.1개에서 2018년 74.6개로 줄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오리온과 삼양식품처럼 해당 시장에서 1위가 아닌 업체들은 시장이 정체될수록 성장 한계에 더 빨리 부딪히게 된다"며 "이들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 신장에 성공한 것은 식품업계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