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와 물가 하락이 맞물리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04% 하락했다. 공식 물가 상승률은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0.0%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7.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7.8%나 떨어졌다.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채소값이 대폭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석유류 물가도 1년 전보다 6.6% 하락했다.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0%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4%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의 저물가 상황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물가 하락은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요 측면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초(超)저물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기침체와 맞물려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