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돌연 수장을 교체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아람코가 칼리드 알 팔리 회장을 해임하고, 야세르 알 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회장을 아람코 신임 회장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루마이안 신임 회장은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 왕세자의 최측근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이번 회장 교체가 아람코와 사우디 에너지부를 분리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기존 산업 에너지·광물부를 산업 광물자원부와 에너지부로 분리한 데 이어 아람코 회장직과 에너지 장관직을 분리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아람코 수장을 맡아온 알 팔리 에너지장관은 영향력을 잃고있다. 알 팔리 장관은 그동안 사우디 석유생산 정책을 총괄해왔지만, 지난주 부처 개편에서 산업 유전부가 새로 신설되면서 에너지부의 담당 영역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이번 인사는 IPO 작업이 2년 넘게 진전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팔리 장관은 2016년에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지 말자고 설득한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람코 IPO를 주시하는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로 IPO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아람코 상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약 2312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를 상장해 약 1000억달러(약 121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에 의존해온 사우디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개혁을 추진해왔으며, 주요 투자자금 확보를 목표로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의 12%를 생산하는 아람코는 현재 사우디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사우디 왕실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한편, 신용 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아람코는 지난해 영업이익 2240억달러(258조원), 순익 1111억달러(128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세계 1위 기업인 애플(818억달러)과 삼성전자(776억달러), 알파벳(404억달러)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