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 해결을 위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이 빨라야 다음달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금감원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3일 "DLS 논란이 커진 이후로 분쟁조정 신청이 크게 늘었는데 아직 만기가 되지 않았거나 중도환매를 하지 않아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하기까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들도 9월 중 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판매한 DLS 관련 상품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9월 중순 이후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관련 상품은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18일쯤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손실이 확정되는 이때부터 유의미한 분쟁조정 접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이 접수된 건 가운데 다른 케이스(사례)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성을 지닌 케이스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DLS 관련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을 보고 분쟁조정위원회에 올릴 만한 대표 케이스를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실적인 일정상의 문제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DLS 관련 상품의 설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상품을 판매한 은행뿐 아니라 상품을 설계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 대한 조사도 함께 들어갔다. 현장 조사 결과에 따라 분쟁조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감원은 검사와 분쟁조정이 나란히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현장 조사 직후에 추석 연휴가 있어 조사 결과가 바로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이 접수됐다고 해서 바로 절차가 시작되는 게 아니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올릴 만한 케이스를 선별하고 관련 조사 결과를 준비하는 등 실무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아직은 분쟁조정위원회가 언제 열릴 지 이야기하는 것도 성급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DLS 사태로 키코 분쟁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금감원은 DLS와 키코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키코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건 은행과 피해 기업간 이견을 최대한 좁히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서지 DLS 사태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LS 사태와 무관하게 은행과 피해 기업 간 이견이 어느정도 좁혀지면 키코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것"이라며 "DLS 분쟁조정이 먼저가 될지, 키코 분쟁조정이 먼저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