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승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일본 업체가 삼성전자로 수출하는 불화수소 한 건에 대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선 지 57일 만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미세 회로 모양대로 깎아내는 식각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클리닝 공정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전체 반도체 500여개 공정 중 50여 공정에 필요하다. 순도가 99.999% 이상인 불화수소는 일본 모리타·스텔라 등이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이날 일본이 허가한 불화수소는 일본 스텔라케미파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에 따라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의 불화수소 수입도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일본은 불화수소와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종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달 중순 EUV용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삼성·LG 등에서 따로 필요하지 않아 수입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3종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차질 위험은 일단 이번 승인으로 해소됐다"면서도 "매번 일본산 소재를 들여올 때마다 건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자체가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