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성복동에 '롯데몰 수지'가 문을 연다. 롯데자산개발이 롯데몰 은평 이후 2년 9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규 복합쇼핑몰이다. 연면적 14만6000㎡(약 4만4200평) 5층 규모에 3000억원이 투입됐다. 이미 수지 지역과 인근 수원 광교 일대에는 백화점, 아웃렛, 대형마트 8개가 영업 중이다. 여기에 롯데몰 수지가 이번에 가세했고, 내년 2월이면 갤러리아백화점이 11년 만에 신규 점포를 광교에 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통가에서는 "광수(광교+수지) 쇼핑 전쟁'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차별화하기 위한 유통점들의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몰, '슬세권' 공략한다

롯데몰 수지점은 '수지 맞는 힐링파크'라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소비자가 점포를 찾아오면 하루 종일 먹고 즐기며 쇼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롯데몰 수지점은 특히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 공략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경 1㎞ 이내에 2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오픈하는 롯데몰 수지점에서 직원들이 LED 전광판 ‘미디어타워’를 바라보고 있다. 높이 24m인 이 전광판에선 미디어 아트(영상이나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예술)가 상영되고,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고객들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롯데몰 수지점에선 200여개 브랜드를 선보이는데, 곳곳에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킬러 콘텐츠'를 배치했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전이경, 국내 아이스하키 최초 독립구단 웨이브즈와 손잡고 국내 복합쇼핑몰 최초로 만든 아이스링크가 대표적이다. 자정까지 운영하는 이곳에선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팅 등 동계스포츠 레슨이 진행되고 동호회에도 대관(貸館)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파크(챔피언 더 블랙벨트)와 엔씨소프트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키즈파크(타이니 키즈파크)도 문을 연다. 유아를 동반한 고객이 편히 다닐 수 있도록 8종의 유모차 150대도 준비했다.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도록 대형마트, 극장, 필라테스 시설, 서점도 배치했다. 식당은 3개 층에 걸쳐 90개가 입점했다. 롯데몰 수지점 관계자는 "다른 곳에 갈 것 없이 모든 걸 논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부동산 중개업소, 세탁소, 동물병원까지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문화센터는 회원 1만명 모집을 목표로 했다. 롯데자산개발 이광영 대표는 "고객들의 힐링을 도와주는 공원 같은 복합쇼핑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수 쇼핑 전쟁… 내년 갤러리아도 합류

유통가에선 반경 5㎞ 이내를 '1차 상권'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매장 매출의 60% 이상이 나온다고 보고 있다. 롯데몰 수지점 반경 5㎞ 안팎에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롯데아울렛 광교점, AK& 기흥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 4개와 롯데마트도 영업 중이다. 여기에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화점'이란 모토로 문을 여는 갤러리아 광교점까지 들어서게 되면, 이 지역 상권의 경쟁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광교점이 '제2의 명품관(서울 압구정동)'이 될 것"이라며 "기대가 큰 이 지역에 명품 브랜드와 프리미엄 식당 등을 총집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가가 이른바 '광수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이곳의 성장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몰 수지점 반경 5㎞ 이내에 사는 인구만 63만명에 달한다. 문성복 롯데몰 수지점장은 "수지점 인근의 인구 밀집도는 서울 은평점보다 높다"며 "지역 주민의 구매력이 높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롯데몰 수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에는 199만6000명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