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연히 다른 브랜드인데, 실수로 주문하게 만들었네요."

이달 초 쿠팡에서 크린랲의 식품 포장 랩을 사려다 유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올린 후기입니다. 쿠팡에서 검색창에 '크린랲'을 입력해 가장 위에 올라온 제품을 샀는데 나중에 봤더니 전혀 다른 브랜드였다는 겁니다. 쿠팡이 '크린랲'의 검색 결과에 A사·D사 등 경쟁사의 제품을 상단에 올린 겁니다. 이런 사정을 안 크린랲 측은 곧바로 "우리 브랜드를 검색했을 때 경쟁사 제품을 띄우는 행위는 상표권 침해"라고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쿠팡은 입력창에 '크린랲'을 넣은 검색 결과는 바꾸면서도 여전히 받침이 'ㅂ'인 '크린랩'이나 '클린랩'을 입력하면 타사 제품이 앞에 나오게 했습니다.

본래 그릇에 식품을 넣고 무독성 비닐로 밀봉하는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은 건 크린랲이란 회사입니다. 크린랲이 인기를 끌면서 크린랩이란 단어가 자리 잡은 셈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크린랲을 '크린랩' 또는 '클린랩'으로 알고 있습니다.

쿠팡이 이렇게 크린랩을 검색할 때 상단 검색 결과에 크린랲을 노출하지 않는 이유는 단가 때문입니다. 쿠팡이 지난 3월 "본사와 대량 직거래로 싸게 물량을 사서 팔겠다"고 했는데, 크린랲 측이 거절한 겁니다. 쿠팡은 4월 크린랲 제품 매입을 중단했고 지금은 재고만 파는 상황입니다. 대신 크린랲의 경쟁사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입니다.

요즘 중소기업들 사이에선 일명 '크린랲 사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합니다. 한 중소기업의 영업 담당자는 "온라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쿠팡의 갑질을 상징하는 게 이번 크린랲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의 관계자는 "검색 결과는 입력한 검색어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노출하는 것인 만큼 우리가 인위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