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양극화 심화...최고급 선물세트 매출 두자릿수 성장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군 강화...마트·온라인은 실속형 선물세트 초점

추석 연휴를 2주 앞둔 2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잘 나가는 추석 선물을 추천해 달라는 손님에게 굴비 판매 코너에 서있던 직원이 선물 세트 한개를 집어들었다. 매대에는 굴비 10미(尾)에 20만원 짜리부터 200만원 짜리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이 놓여있었다. 백화점 직원 김모씨는 "굴비의 경우 70~80만원대보다는 120만원짜리 상품이 더욱 잘 팔리는 편"이라며 "오늘 오전에도 구입한 고객이 한명 있었다"고 설명했다.

추석 선물세트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수십만원대 초고가 선물세트가 늘어난 반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저가 선물세트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9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직원이 추석 선물세트를 손님에게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명절선물 중 최고급 상품군의 매출 신장률은 일반 상품의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최고급 선물세트의 매출신장률은 2016년 16.3%, 2017년 10.2%, 지난해 19.6%로 전체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3.2~8.2%)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최고급 상품군을 지난해보다 5개 늘린 21종을 선보였다. 이날 신세계 백화점의 곶감·견과류 매대에도 별 다섯개가 붙은 선물세트가 종종 눈에 띄었다. 곶감 코너 직원은 "아무래도 상품 품질이 좋다 보니 최고급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는 많은 편"이라면서 "다음주는 돼야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일제히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 3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를 2만2000여세트 선보인다. 1++등급 세트로만 구성한 ‘현대 명품 한우’, 현대 서산 목장에서 전통 방식으로 키운 ‘화식한우’ 등 고급 한우 선물세트의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 늘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만원대 이상 한우 선물세트는 지난 추석과 설에도 1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명절 때마다 고급 한우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추석 선물세트로 프리미엄 상품 24종을 준비했다. 200만원짜리 영광 굴비세트(50세트)부터 135만원짜리 한우(100세트), 2500만원짜리 와인(2세트)까지 다양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에 선물세트로 나왔던 430만원짜리 위스키, 100만원짜리 샴페인 등이 모두 완판됐다"며 "올해도 VIP용 명절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온라인에서는 5만원 이하 실속형 상품의 인기에 가성비 좋은 상품을 강화 중이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기간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1% 늘어났다. 특히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210%의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홈플러스는 올해 추석 5만원 이하의 가성비 상품을 310개로 늘렸다.

홈플러스는 가성비 제품의 인기에 5만원 이하의 추석 선물세트를 늘렸다.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지난해 추석 232개였지만, 올해 310개로 늘었다. 특히 1만원 미만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해 추석보다 73% 증가한 78개였다.

온라인몰도 가성비 상품을 선보이고 나섰다. SSG닷컴은 농업진흥청에서 개발한 ‘아리수’ 사과와 ‘창조’ 배를 혼합한 과일세트를 5만원대, 사과·사과주스 선물세트를 3만원대에 선보인다. 실속형 사과세트(2.5kg)와 후앙베이커리, 나폴레옹 등 국내 유명 제과점의 선물세트도 1만~2만원대에 판매한다.

위메프는 5000원 안팎의 추석 선물세트를 내놨다. 아모레퍼시픽 종합세트(4170원), 애경 선물세트(6720원) 등이다. 가성비 좋은 산과들에 원데이프리미엄 30봉 선물세트(1만3950원), 하드앤라이트 후라이팬 2종세트(1만6730원)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양극화 트렌드가 심화되고 있다"며 "유통업계는 연중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