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드라이빙 센터

29일 오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 위를 달리고 있는 BMW M 안에서 무전기 소리가 들렸다. "지금부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세요." 안전요원의 무전을 듣고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밀어 눌렀다. '붕' 하는 소리와 함께 650m에 달하는 직선 코스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평소 경험할 일이 없던 시속 200㎞의 속도감을 느꼈다.

직선 코스를 빠져나온 이후에도 속도감은 그대로였다. 앞 차량을 따라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았다. 차량 핸들을 잡고 꺾는 순간마다 배에 힘이 들어갔다. 영화에서만 보던 카레이싱 장면이 연상됐다.

이날 방문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BMW가 2014년 77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자동차복합문화 공간이다. 다양한 자동차 문화 전시, 체험 공간,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곳이다. 수도권 관광명소로 꼽히면서 출범 5년 만에 85만명이 다녀갔고, 방문객 86%가 만족했다.

BMW가 자랑하는 드라이빙 센터는 현재 적자 덩어리다. 차량 감가상각비, 연료비, 보험료, 직원 월급 등 연간 운영비만 130억원에 달한다. 반면 티켓을 팔아서 얻는 이득은 30억원에 그친다.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다. 설립 투자 770억원에 5년간 적자 규모를 추산하면 여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BMW는 여기에 125억원을 더 투자해 드라이빙센터를 확장 중이다.

BMW가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드라이빙 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위해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장성택 BMW 드라이빙 센터 상무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라는 가치를 길게 보면서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손실이 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

드라이빙 센터는 올해 10월 확장이 마무리되면 전체 규모가 25만㎡에서 29만㎡로 넓어지면서 코스가 추가된다. 전 세계에서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두 곳밖에 없는 'BMW M 레벨 2'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BMW, 미니 차량 운전자는 자차로 상설 트랙처럼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가격은 차량과 프로그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택시처럼 운전자 옆에 앉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3만원이지만, 8시간 동안 개인 교습을 받을 경우 200만원까지 비용이 오른다. 일부프로그램은 독일‧미국 센터와 동일하게 진행되지만, 값은 40%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BMW 측은 티켓값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장성택 상무는 "독일‧미국에도 운전을 해보거나 자동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드라이빙과 함께 어린이 맞춤 공간, 식당, 편의시설 등을 모두 갖춘 곳은 한국에 하나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