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반기 채용이 막차라는 분위기가 있다. 오늘 박람회를 위해 부산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27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동대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검은 정장을 입은 청년들로 북적였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6개 금융협회가 합동으로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에 걸쳐 개최하는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었다.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에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60개 금융회사와 금융기관이 부스를 열고 참석했다.
금융권은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업종이다. 이런 인기는 이날 박람회장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연 박람회장은 오래지 않아 취업준비생들로 가득 찼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현장 면접을 통해 우수면접자에게는 공채 서류 전형 합격 혜택을 준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는 현장면접 사전 신청자 2500여명을 포함해 모두 1만2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장면접에 참여한 이상호(29·남)씨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면접에 참가했다"며 "현장에 사람이 많아 금융권 구직자가 정말 많다는 생각에 긴장이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면접 참가자인 김민희(25·여)씨는 "경쟁률이 100대 1이든, 1000대 1이든 채용담당자 마음에 들면 뽑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부담갖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개막식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이 직접 현장면접의 면접관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면접관으로 나선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부스를 찾은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농협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아서 기대보다 좋았다"며 "디지털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 분야의 인재를 중점적으로 채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현장면접에 나선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며 "하반기에 20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도 부스를 열고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또 박람회장 한 쪽에 인공지능(AI) 자기소개서 컨설팅, 가상현싱(VR) 가상면접, 직무 분석 등 금융권 채용컨설팅과 관련된 부대행사관도 마련돼 많은 참가자가 줄을 섰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은행 인사담당자와 채용 컨설턴트들은 하나 같이 '전문성'과 '인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은행 인사담당자는 "평가 항목과 출제 문제, 필기 전형도 세분화해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본인의 지원 분야를 정확히 파악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턴 경험도 면접과정에서 본인의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역시 "전공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보기는 하지만, 기본은 전문성"이라며 "예를 들어 러시아어 전공이라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한다거나, 러시아 정치나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가능하다는 식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채용 컨설팅을 진행한 차재원 금융취업 컨설턴트는 "학점, 어학 등의 스펙은 결국 취업에 쓰이는 재료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재료를 어떻게 취업 전형에 녹여 내는지가 관건이다. 특정 스펙이 채용에 도움이 되는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본인의 상황에 맞게 자신의 스펙과 경험을 금융업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