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둔화·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
교역조건, 금융위기 후 최장기간 하락세
지난달 수출물량지수와금액지수가 석 달 연속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둔화가 심화된 영향이다. 수출대금으로 얼마나 수입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교역조건은 20개월째 내리막이다. 7월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발표됐지만 아직 수입에서 뚜렷한 영향이 관측되지는 않았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13.60으로 전년동월대비 0.7%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내린 것으로, 하락폭은 전월(-7.3%)보다 줄었다.
수출물량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한 건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일부 전자기기 부문에서 중국 측의 공급과잉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4.3%)는 중국이 LCD평판디스플레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했다. 다만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26.8%)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외에 기계및장비(-5.5%)는 중국내 디스플레이제조용장비 수요가 둔화된 영향으로 하락했다.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수출이 늘면서 운송장비(15.9%)는 이달 수출물량지수가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10.03으로 10.1%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내리막을 나타내고 있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22.8%)가 석 달 연속 20%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중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의 수출가격지수는 26.5% 하락해 지난 5월(-29.8%)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가 1년 전보다 13.5% 내려가면서 석탄및석유제품(-10.2%), 화학제품(-7.7%) 등이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4.4% 상승한 114.34로 집계됐다. 2개월 연속 하락 후 상승 전환이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11.6%)가 대폭 상승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휴대폰을 제외한 무선통신·방송장비의 수요가 늘어 중국으로부터 수입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베트남, 미얀마로부터 합성섬유, 의류 수입이 늘면서 섬유및가죽제품(9.7%)도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8% 내려간 120.43으로 집계돼, 석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광산품(-11.8%), 석탄및석유제품(-15.6%)을 중심으로 수입금액지수가 내려갔다.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은 수출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2.8% 하락한 91.96을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건 19개월 연속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 1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31개월 연속 하락했던 시기 이후 최장기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