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 대응' 세미나
"중소기업인들이 2시간 회의를 하면, 10분은 상견례, 1시간40분은 대기업 성토를 합니다. 마지막 10분은 우리가 살려면 대기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을 만드는 아모그린텍의 송용설 부사장은 산업연구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 대응'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정부 주도 소재·부품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막상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대화할 창구가 없을뿐더러 어떻게 접촉할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기업의 기술 수요를 파악할 수도 없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팔 수 있는 소재·부품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이 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집계한 삼성전자와 협력 공급업체의 2017년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21.5%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반면 1차 협력사(288개사)는 8.6%, 8차 협력사(1773개사)는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혁신성장연구본부장은 "최종 수요기업(대기업)에 비해 하청기업의 수익성은 취약하고 n차로 내려갈수록 영업이익률은 점점 더 줄어든다"면서 "이 같은 종속적인 공급망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경쟁력 있는 소재·부품을 개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30년간 새로운 소재·부품을 개발해본 경험에 비춰 보면 중소기업들은 영세해 맷집도, 글로벌 영업망도 약하다"며 "대기업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든 시스템이든 계기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수요기업은 원하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중소기업 10%, 대기업 30%, 민간·정부가 각각 30%씩 펀딩하는 식으로 정교한 계약 체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소기업의 R&D와 대기업 수요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