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가 한국에서 빠르게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본사인 미국에서는 본사 ‘갑질 논란’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매장 수도 감소 추세인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한국에서 써브웨이는 다양한 야채가 들어간 ‘건강 샌드위치’와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문제작 샌드위치’ 등을 앞세워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할인 행사인 ‘써브웨이 월드샌드위치데이 2018’가 진행된 지난해 11월, 소비자들이 써브웨이 동대문역사공원점에서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23일 써브웨이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써브웨이 매장 수는 2014년 108개에서 이달 현재 기준 364개로 3배로 증가했다. 올해는 50여개 매장을 추가로 열어 420호점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 매출은 448% 뛰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53%씩 늘었다.

최근 몇년 사이 국내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써브웨이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써브웨이는 고객이 주문을 하면서 직접 재료를 골라 넣을 수 있는데,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이유로 반응이 좋다. 온라인에서는 어떤 야채와 빵, 소스를 조합하면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써브웨이 꿀조합’ 관련 영상과 게시글이 연일 올라온다.

‘건강한 한끼’를 먹고 싶어하는 20~30대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써브웨이 샌드위치에는 양배추, 피망, 토마토, 양파, 아보카도 등의 야채를 다양하게 넣을 수 있어, 고기 패티와 베이컨 등이 주 재료로 들어가는 패스트푸드 식당에 비해 건강하다는 인상을 준다. 써브웨이의 15㎝ 길이 샌드위치는 가장 열량이 높은 조합도 500칼로리 안팎이라 열량을 신경쓰는 학생과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

써브웨이 매장에서 직원이 주문 받은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

반면 미국에서 써브웨이는 역성장 중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1100여개의 써브웨이 매장이 문을 닫았다. 무분별한 확장과 출혈 경쟁에 따른 실적 부진과 본사의 가맹점 쥐어짜기 논란, 소비자 입맛 변화 등이 주요 요인이다. CNN은 "보다 신선하고 건강한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써브웨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써브웨이가 ‘건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본사 ‘갑질 논란’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써브웨이 가맹점주가 본사에 제기한 소송건수는 가맹점 1000개 당 29개꼴로, 맥도날도와 던킨도넛, 피자헛, 버거킹, 웬디스 가맹점주의 소송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써브웨이는 한국에서도 지난해 9월 가맹점주에 "폐점에 이의가 있다면 미국에 와서 영어로 소명하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가맹점주는 청결유지와 제품준비 절차를 위반해 벌점이 누적됐다는 사유로 가맹 해지 통보를 받았지만, 그동안 지적받은 사항을 고쳐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써브웨이의 가맹사업법, 약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써브웨이 코리아 측은 "해당 점주는 아직 가게를 운영 중이며,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써브웨이 가맹점은 한국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매출의 8%를 로열티로 내는 가맹 구조로, 유통마진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