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체복무제도 축소 방침에 따라 이공계 전문연구인력을 오는 2024년까지 절반 이상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과학계는 중소기업·연구기관에서 군 복무를 대체하는 이공계 전문인력을 축소하면 국가 기술주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과학기자협회가 2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안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23일 오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40년 이상 시행된 전문연구요원제도 운영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과학언론이슈토론회 '전문연구요원제도, 그 해법은 없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광형 카이스트 부총장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가적인 위기인데 국방은 산업 생산력, 기술력 등 모든 국가자원의 총화에 의해 결정된다"며 "총을 들고 전선을 지키는 인력도 필요하고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저출산 기조 속에서 군복무 인력이 줄고 있는 만큼 전문연구인력을 축소하고 일반 병 입대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내 과학계와 교육계는 단순히 전문연구인력을 줄이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문연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국방 관련 연구개발(R&D) 수요에 필요한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무기 개발 등 국방 연구개발 사업에 기여하도록 해 일반 군복무자와의 형평성 논란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전문연 제도를 연구역량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권지은 교육부 사무관은 "(전문연 제도를 축소하면) 군 복무로 인한 연구 단절을 방지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며 "국방을 넓은 의미로 봤을때 전문연 제도로 연구역량을 더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전문연 제도가 축소되면 고급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기현 성신전기공업 대표는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으로 고급인력을 확보하는게 어렵다"면서 "그나마 전문연 제도를 통해 석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채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최원석 DGIST 부총학생회장은 "우리 세대가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전문연 제도의 유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공계 학생들은 전문연 제도가 과학기술계 역량 강화에 필수적이며, 과학자의 꿈을 되새겨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재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양성과장은 "전문연구인력이 있는 연구실이 그렇지 않은 연구실보다 논문 등 성과가 뛰어나다는 결과가 있다"며 "일반 국민 사이에 형성된 전문연구요원 제도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재고할 수 있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