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수천억원대 추정 손실을 기록한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와 관련해 23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LF·DLS와 같은 금융투자 상품은 원금이 보전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품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거나 불완전하게 판매된 사실이 밝혀지면 과거 '동양사태'처럼 분쟁조정을 통해 손실금 일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 쉽지 않고 파생상품은 일반 금융상품보다 투자자의 책임을 무겁게 보는 경향이 있다.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더라도 금융당국이 정하는 배상 비율을 투자자나 금융사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분쟁 조정이 장기화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금손실이 우려되는 DLF와 DLS 판매액은 총 8224억원이다. 이중 개인투자자 몫이 7326억원(3654명)으로 전체의 89.1%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법인 188개사가 898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가 은행에서 펀드(사모 DLF)로 판매됐으며, 나머지 74억원은 증권사가 사모 DLS로 팔았다.

손실액이 가장 많은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연계 DLS의 경우 판매금이 1266억원에 달한다. 오는 9~11월 만기까지 현재 금리가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액은 1204억원이다. 평균 예상손실률이 95.1%에 달하는 것이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이 1255억원, NH투자증권이 11억원 어치를 각각 판매했다.

그래픽=조선DB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S 판매잔액은 6958억원이다. 이 상품도 대부분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이 상품은 대부분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데, 현재 금리가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액은 3354억원(평균 예상손실률 56.2%)이다.

금감원은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 이 상품을 펀드에 담은 운용사까지 일제히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와 향후 분쟁조정 과정에서 사안별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점검에서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게 된다. 금감원에 접수된 DLF·DLS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대부분 불완전판매에 대한 것이다.

은행들은 자체 조사 결과 투자자에게 원금손실 가능성을 설명했고 관련 녹취도 있다며 불완전판매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투자자들은 100%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보유한 녹취와 실제 판매 정황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사안별로 면밀히 점검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가 인정하더라도 곧바로 배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1차적으로 금융사와 투자자 간의 합의를 권고한다. 합의가 결렬되면 해당 안건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 회부하고 회사와 투자자별로 배상 비율을 정한다. 분조위의 배상 비율은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 금융사나 투자자나 거부할 수 있다.

과거에도 투자자가 분조위 권고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분조위는 2014년 기업어음(CP)을 불완전판매한 동양증권에 대해 투자자별로 손해액의 15∼50%씩 배상하도록 했다. 일부 불완전판매가 심각한 경우에는 최대 70% 배상이 결정됐다. 당시 피해자와 동양증권이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수락한 비율은 85% 수준이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소송을 진행했다.

2008년 11월 우리은행이 판매한 '우리파워인컴펀드'의 경우 손실액의 50%를 배상하도록 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이 상품을 확정금리 상품인 것처럼 팔았다. 우리파워인컴펀드 역시 투자자와 우리은행 간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당초 2심 고등법원은 손실의 7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배상비율이 20~40%로 낮아졌다.

앞선 사례들과 달리 DLF·DLS는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점이 다르다. 사모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최소 투자금액이 다른 상품보다 커 일반인 투자자는 접근이 쉽지 않은 상품이다. 투자자 대부분이 은행 PB를 통해 투자했고, 투자자의 금융 지식 수준도 일반인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 투자의 경우 일반 금융상품보다 투자자들의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따지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파생상품의 경우 양면성이 있다. 수익이 있기 때문에 반대로 손실 가능성도 큰 것"이라며 "특별한 상황에서 손실이 발생했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DLF·DLS 투자자들이 대부분 PB 고객들인데, 일반 고객에 비해서는 금융상품 지식 등이 상대적으로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