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지금 경제 상황과 내년도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며 "내년 예산은 510조원 이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내년 예산을 500조~510조원 규모로 편성하려 했지만, 최대 530조원의 초(超)수퍼 예산을 요구해온 여당의 압박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예산 증가율과 관련, 홍 부총리는 "올해 예산 증가율(9.5%)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본예산(469조6000억원)을 기준으로 볼 때 510조원은 8.6% 증가하는 것이다. 9.5% 증가할 경우 514조원이 된다. 홍 부총리 발언대로라면 내년 예산안은 510조~514조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내년 세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세금이 적게 걷히는데 예산을 늘리면 정부가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도 내년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는 "내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 대비 39%대 후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가채무비율(37.2%)보다 2.5%포인트가량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1893조원)을 감안하면 내년 적자 국채 발행액은 5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