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끝나면서 다음 달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L(리터)당 58원과 41원씩 오른다. 21일 정부와 유류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재부는 경기 침체 활성화와 서민 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류세를 15% 내렸다. 이어 유류세 인하 종료를 앞둔 지난 4월에 인하율 수준을 7%로 낮춰 4개월 연장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올해 경기 악화로 세수가 크게 줄어들 것을 감안해 정부가 유류세를 원래대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10개월간 유류세 인하 조치로 걷지 못한 세금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배럴당 60~70달러를 오르내리던 두바이유는 이달 들어 50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종료에 대해 "경기 상황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도 고민했지만 (유류세 인하 기간을) 더 늘리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올 상반기 국세 수입(156조2000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1조원가량 줄어드는 등 세수 여건이 악화된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가 다시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다음 달부터 기존 세금 인하분(L당 휘발유 58원, 경유 41원, LPG부탄 14원)만큼 유류비를 더 내야 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은 L당 각각 1493원, 1351원인데 다음 달부터는 1551원, 1392원으로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