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의 여파로 국내 화장품주(株)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막말 유튜브 상영'으로 논란이 된 한국콜마는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나머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한국콜마는 전일 대비 6.34% 하락해 연중 최저가인 4만3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이 회의에서 극우 성향 유튜브 영상을 상영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8일부터 5거래일 새 한국콜마 주가는 9.55% 하락했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도 같은 기간 8.43% 하락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의약품 등을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주는 회사다. 코스맥스와 함께 한국 화장품 ODM·OEM 시장을 70%가량 점유해왔다. 지난 11일 윤동한 회장이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불매 여론이 여전하다. 한국콜마의 자체 생산 브랜드인 CJ헬스케어뿐 아니라 위탁 생산을 맡긴 고객사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도 불매운동 목록에 함께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반대로 한국콜마의 경쟁 업체들은 주가가 상승세다. 일본 화장품 기업 DHC의 자회사 DHC텔레비전에서 혐한 발언이 나왔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국산 화장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몇몇 국내 화장품 회사를 '애국 기업'으로 지칭하며 해당 회사 제품 소비를 장려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국콜마와 같은 ODM·OEM 기업인 한국화장품과 한국화장품제조는 지난 5거래일 동안 주가가 각각 26.75%, 36.68%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4.67%), 코리아나(34.63%), 토니모리(16.09%), 에이블씨엔씨(20.63%) 등도 주가가 큰 폭 오르면서 수혜주로 떠올랐다.

다만 OEM 전문 기업인 코스맥스는 올 2분기 중국 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2일 하루 만에 주가가 19% 급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화장품주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투자 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전반적으로 업황이 침체된 점을 고려하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