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홍콩 시위 격화 등 위험이 커지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 거래일 대비 391.00포인트(1.49%) 급락한 2만5896.44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95포인트(1.23%) 내린 2882.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5.73포인트(1.20%) 하락한 7863.41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 시민들이 9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투자자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둔화를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다음 달 예정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7위안선 위로 올리며 위안화 절차 경계심을 유지하게 했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시위가 격화하면서 지정학적 위험 요인도 불거졌다. 전날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게 알려지면서 시위가 한층 심화했다. 홍콩당국은 한국 시각으로 오전 7시부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에서는 고위 당국자가 홍콩 시위와 관련, "테러리즘 조짐이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자사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군대는 테러에 대응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미 국채금리 하락이 변수가 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1.6%대 초반까지 재차 저점을 낮췄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는 장중 한때 7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좁혀지며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과 장·단기 금리 차 축소는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주 초반 급락 이후 1.7% 선 위로 올랐던 10년 미 국채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한층 커졌다.

유럽 증시도 이런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50지수는 3326.55로 0.22%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37% 떨어진 7226.72로 거래를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만1679.68로 거래를 마쳐 0.12%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도 0.33% 하락한 5310.31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