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들이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2분기 대비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가 확대됐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어든 데다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리면서 판매 수익이 급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신선식품 온라인 경쟁까지 심화하고 있어 돌파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 뚝뚝 떨어지는 대형마트 영업이익...이마트·롯데마트 2분기 영업적자

이마트(139480)는 9일 "올해 2분기 매출액 4조 5810억원,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4.8% 늘어난 수준이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시장 예상치였던 47억~105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1993년 문을 연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실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2분기 수익성 악화는 할인점 본업 악화와 SSG닷컴 신규 투자 확대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늘리기 위해 할인행사를 확대하고, 재산세 등 오프라인 매장 관련 비용이 늘어난 것도 부담이 됐다.

이마트는 최근 지속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올해 들어서도 역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존점은 4.6% 역신장했고, 할인점 영업적자는 43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문점과 창고형할인매장, 편의점 등 신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반전 카드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와 이마트24는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전문점은 영업적자 188억원을 기록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와 삐에로쑈핑은 고전 끝에 폐점하고 있다.

자회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푸드(031440)와 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은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으나, SSG닷컴(-113억원), 조선호텔(-56억원), 굿푸드홀딩스(-5억원) 등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70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국내점의 성장률은 3.6% 역신장하는 등 부진했고, 판관비가 81억원 증가했다. 베트남(87.5%), 인도네시아(30.6%) 등 해외 할인점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국내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웠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사여서 잠정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마트·롯데마트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돌파구 찾기 어려운 대형마트…"상품 품질·배송에 집중하겠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 실적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온라인 사업에서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보여주기 전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는 새벽 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식품에 이어 식품의 시장점유율(MS)까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이커머스 사업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마트들이 최저가 경쟁, 온라인 행사를 강화 중이지만 매출액 성장은 크지 않고 수익성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신용평가사들도 대형마트의 전망을 어둡게 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앞선 5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2~3년간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신평사들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줄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배송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시설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초저가와 상품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회복하고, 퀵 배송을 전점 도입·확대할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손보고, 전문점의 효율화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마트 측은 "일부 이익 부진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평균 2시간 내 배송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