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위상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애플이 올해 5G(5세대)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파고들 것으로 기대된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MS와의 전략적 협업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쇼메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몇년간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며 어떻게 하면 모바일 경험의 혁신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 방안 중 하나가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쇼메 부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MS는 과거부터 협력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양사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그는 "MS는 최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에 집중하고 있는데 MS가 구상하는 생태계가 삼성전자가 생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며 "양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7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갤럭시 노트10 언팩 행사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가 깜짝 등장했다. 나델라 CEO는 "MS와 삼성전자는 앞으로 모든 디바이스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MS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 여러 분야에서 최대 경쟁기업이라 할 수 있는 애플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MS의 협력 내용을 살펴보면 애플이 구축한 PC(맥)-스마트폰(아이폰)처럼 높은 상호 호환성 구축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MS와 함께 5G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컴퓨팅과 AI를 결합해 기기·애플리케이션·서비스간 매끄러운 연결성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실제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 노트10’에서는 윈도우10 기반 PC와의 연결성이 대폭 강화됐다.

갤럭시 노트10 사용자는 PC와 스마트폰을 오가지 않고도 PC에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메시지, 알림을 확인하고 바로 답변 가능하다. 갤럭시 노트10에서 촬영한 최근 사진을 PC로 옮기지 않고 실시간으로 PC에서 확인하고 편집할 수도 있다.

또 사용자는 언제든지 갤럭시 노트10 상단 퀵 패널 ‘링크 투 윈도우(Link to Window)’에서 PC 자동 연결 기능을 설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특히 갤럭시 노트10에는 MS의 모바일 이메일 솔루션인 아웃룩(Outlook)이 기본 탑재된다.

올해 가을부터는 사용자가 별도로 백업할 필요 없이 삼성 갤러리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기반의 MS 원드라이브(OneDrive)와 자동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쇼메 부사장은 "우리 스마트폰은 경쟁사(애플)와 달리 종류나 시스템, 운영체제(OS)와 관계없이 삼성 PC뿐만 아니라 윈도를 쓰는 모든 PC와 연동된다"며 "이는 우리 제품이 더 큰 스케일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북S.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10 언팩 행사를 통해 MS와 모바일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갤럭시북 S(Galaxy Book S)’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노트북 형태의 디자인이지만, 퀄컴의 7nm PC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cx’를 탑재해 이동통신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하기 위해 별도의 와이파이나 유선 인터넷이 필요 없는 것이다.

쇼메 부사장은 "구글과는 스마트폰 OS 부분에서 강력한 파트너지만, MS와의 파트너십은 스마트폰을 넘어서 공동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우선 삼성전자가 부족했던 PC 분야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