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패딩 선판매 돌입
짧은 근육맨 패딩·경량패딩 트렌드로 부상

롱패딩을 15만9900원에 선판매 중인 탑텐 명동점.

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복판에 대형 다운점퍼 체험 매장이 문을 열었다. 캐나다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무스너클이 오늘부터 한 달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다.

무스너클은 '방탈출 게임'을 주제로 신상품 다운점퍼를 입고 체험해 보는 공간을 마련했다. 인기 제품인 '스틸링'을 비롯해 한국 소비자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108만원짜리 'K에디션'도 선보인다. 무스너클 관계자는 "지난해 K에디션으로 롱패딩을 선보여 완판했다. 올해는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를 반영해 짧고 사이즈가 큰 형태의 숏패딩을 출시했다"라고 밝혔다.

패션가가 두툼한 외투를 갈아입고 다운재킷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은 신상품 외투를 30~50% 할인하는 선판매 행사를 시작했다. 올해 패딩 시장은 재작년부터 인기를 끈 롱패딩을 비롯해 짧은 기장의 숏패딩이 양분하는 모양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5월부터 대표 상품을 업그레이드 한 '베릴 벤치파카 II'를 40% 할인된 19만8000원에 판매 중이다. K2는 독도의 날(10월 25일)을 기념한 '독도 에디션' 1025벌을 출시하고 정가 55만원짜리 롱패딩을 8월 한 달간 30% 할인가에 선보인다. 코오롱스포츠도 대표 상품인 안타티카의 선판매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부상한 탑텐도 롱패딩 선판매에 한창이다. '평창 롱패딩' 제조사인 탑텐은 정가보다 40% 할인된 15만9900원짜리 롱패딩을 출시해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한다.

롱패딩 제조사 대부분이 선판매에 돌입했지만, 예년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다. 판매 시기를 늦추거나, 선판매하더라도 조용히 판매하는 식이다. 아웃도어 업체 한 관계자는 "재작년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끈 후 지난해 많은 업체가 롱패딩 공급량을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판매가 부진했다"면서도 "롱패딩은 계속 팔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을 봐가며 물량을 조절할 방침"이라고 했다.

롱패딩 다음으로 부상한 숏패딩. 주요 브랜드들은 젊은 고객을 겨냥해 기장이 짧고 색상이 짧은 복고풍 숏패딩을 선보인다.

업계는 대신 기장이 짧은 숏패딩의 공급량을 늘린다. 2000년대 중반 중·고등학생의 교복 패딩으로 인기 끌었던 숏패딩은 뉴트로 트렌드의 영향으로 작년부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깨에 검은색 배색이 들어간 노스페이스 '눕시 재킷'의 경우 지난해 일부 제품이 출시됐다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1992년 버전의 '눕시 재킷'을 새롭게 출시해 숏패딩 유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휠라도 브랜드의 색상인 빨강, 흰색, 남색을 배열한 '3단 블록' 숏패딩을 출시했으며, K2는 1970년대 우주복을 재해석한 숏패딩 '스페이스 다운'을 30% 할인해 선판매 중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네파 등도 숏패딩을 선보였다.

중저가 패딩 시장에선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의 경쟁력이 하락한 틈을 타 경량 패딩의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유니클로는 코트나 재킷 안에 입는 경량 패딩 재킷과 조끼 시장을 상당 부분 점유해 왔다.

탑텐은 전체 패딩 상품 물량을 작년보다 30% 확대한 가운데, 롱패딩 상품군을 줄이고 경량 패딩 상품군을 늘렸다. 현재 선판매 중인 경량 패딩 조끼의 경우 전체 물량의 5% 팔려나갔다. 탑텐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롱패딩 쏠림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경량패딩 상품군을 늘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