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내년에는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에 나선다. 특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레저용차량(RV)에서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기아차의 내년 판매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8일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와 쏘렌토와 다목적차량(MPV)인 카니발의 완전변경모델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MP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아차 카니발. 내년에 출시될 신형 카니발은 글로벌 시장에서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세 차종은 오랜 기간 기아차의 성장을 이끌어 온 대표 모델이다. 올해 들어 기아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는 데는 모델 노후화로 이들 주력 RV 차종의 판매가 크게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까지 기아차의 국내 판매는 28만99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형 SUV인 쏘렌토의 판매량은 2만9847대로 28.8% 줄었고 준중형 SUV 스포티지도 14% 감소한 1만8029대에 그쳤다. 카니발의 판매량도 3만9354대로 12.2% 감소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카니발의 판매량은 77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줄었고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각각 10.9%, 3.9% 줄었다.

스포티지 더 볼드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선보인 소형 SUV 셀토스가 출시 후 6일 만에 3335대가 판매되면서 RV 차종의 신차는 여전히 폭발적인 수요를 끌어모은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스테디셀러인 카니발과 스포티지, 쏘렌토가 디자인과 안전·편의사양을 개선해 출시되면 글로벌 판매량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모델은 카니발이다. 국내 MPV 시장을 주도하는 카니발이 내년에 완전변경모델로 출시되면 해외 시장에서도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 일본의 경쟁모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맞춰 정부가 MPV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점도 카니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카니발을 포함한 9인승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 레저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 완화로 카니발에 대한 개인 소비자들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쏘렌토 역시 내년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 확대에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중형 SUV 시장이 커지면서 쏘렌토는 한동안 기아차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차가 출시한 신형 싼타페로 중형 SUV 시장의 수요가 이동하면서 쏘렌토의 판매량도 계속 감소해 왔다.

기아차 쏘렌토

신형 쏘렌토는 가솔린과 디젤 트림 외에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된다. 최근 기아차 니로에 이어 현대차도 소형 SUV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지만, 중형 SUV 차종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차체가 크고 친환경차의 강점도 갖춘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셀토스와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에 이어 내년에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까지 출시하면 기아차는 RV 차종의 라인업을 거의 신차로 새롭게 단장하는 셈"이라며 "특히 내년 출시되는 세 종의 RV는 준중형급 이상으로 마진율도 높아 기아차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