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월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 상승한 배경엔 강남권 중간값 이상 아파트의 매매가가 오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9·13 부동산정책의 영향으로 9월부터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올해 1월 0.01% 하락으로 전환한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계속 내렸다. 하지만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한 달간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37% 오르면서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가 공식통계인 한국감정원 자료를 봐도 비슷한 추세다. 7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2% 오르며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눈여겨볼 만한 건 강남권 아파트 중위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7월 강남권 중위가는 10억7659만원으로 한 달 만에 3.21%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중위가가 2.34% 오른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강북 중위가격은 0.64% 오르는데 그쳤다. 강남권에서도 중간값 이상 되는 집들의 매매가가 오른 것이 서울 아파트의 상승 전환을 가져온 것이다.

중위가격은 서울 전체 아파트를 한줄로 세웠을 때 딱 가운데 있는 주택의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중위가격은 매매된 주택이 아니라 시세의 중간값을 의미한다.

최근 강남권의 경우 집값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9~10월을 능가하는 수준의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꺼내 들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수요자들은 이에 개의치않고 거래에 나선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6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96은 지난달 15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도 7월에 3.7을 기록하며 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배율은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런 주택시장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슈들이 부동산 시장을 누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시경제가 가라앉으면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거시경제 변수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서울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 많다"며 "부동산 수요자들도 당장 이를 지켜보며 시장 흐름을 살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