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을 악용해서 과잉 진료하는 것은 일부 한방 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부 정형외과를 비롯한 양방 병원에서도 과잉 진료가 발생한다. 최근 서울의 한 의원은 환자에게 770만원짜리 비만 시술을 하고 실손보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보험사기로 적발됐다. 해당 의원과 환자가 짜고 경추통(목통증) 치료를 위한 도수(徒手)치료를 32회 했다고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한 것이다.

도수치료는 손을 활용해 허리나 목 등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치료 방법의 하나로, 한방의 추나와 유사하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면 '어디가 아프냐'보다 '실손보험에 가입했는지'를 먼저 묻고, 보험에 가입했다면 각종 고가 진료나 불필요한 진료를 해놓고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진료비를 청구하는 구조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비만 치료나 미용을 목적으로 한 시술 등 보험 처리가 안 되는 진료조차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청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손보험 재정에 타격을 줘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도수치료가 일부 비양심적인 의사들의 먹잇감이 된 것은 이것이 치료에 꼭 필요한지 따질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보험금을 타려면 환자는 '치료 목적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환자가 주관적으로 허리에 통증이 있다고만 말해도 도수치료를 치료 목적으로 했다는 게 인정된다. 보험금을 청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안 되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일부 병원이 권하는 대로 보험 처리가 안 되는 진료 행위를 도수치료로 청구하다가는 병원뿐만 아니라 환자도 사기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의보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