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서 원·달러 환율 1203.85원 마감
한일·미중 겹악재, 원화 약세 불러

원·달러 환율이 역외시장에서 1200원을 넘어섰다. 일본이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데 이어 한국 정부가 이에 맞대응을 선포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극대화됐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 턱 밑에서 멈췄지만 다음주에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3.85원에 최종 호가됐다. 전거래일대비 9.33원 오른 수준이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2일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는 9.5원 오른 1198.0원에 마감해 2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보다도 6원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일간 무역갈등이 강대강 모드로 돌입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전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데 이어 청와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확전된 것도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다음달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때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이는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원화의 절하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날 NDF시장에서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98.07)는 전거래일대비 0.30% 하락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대폭 오른 건 원화의 절하를 반영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일 갈등에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오는 5일 다음주 첫 장이 열리면 1200원이 뚫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날 외환당국의 강한 매도개입 추정 물량이 나왔지만 장 막판 연고점까지 치솟았다. 7개월 만에 2000선이 깨진 코스피도 한동안 약세가 예상되는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면 이 또한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