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피해기업 차입금 전액 1년간 만기연장키로
최종구 금융위원장, 백범 김구 선생 인용하며 "엄중 대처"
금융당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로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다. 수출 규제로 피해를 본 기업은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1년간 전액 연장해주고, 경영안정을 위해 6조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정책금융기관장, 시중은행장 등과 함께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를 개최했다. 전날 일본이 단행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확정하기 위한 자리였다.
일단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피해를 보는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대출과 보증을 1년간 전액 만기연장하기로 했다. 또 시중은행도 자율적으로 만기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만기연장은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겠지만,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을 돕는 게 은행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라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기업의 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6조원 규모의 신규자금 공급도 이뤄진다. 정책금융기관이 기존에 운영하던 특별자금·경영안정자금에 3조원 정도가 추가로 투입되고, 수출규제 피해기업을 지원하는 전용 프로그램도 3조원 규모로 신설된다. 금융위는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소재·부품·장비 기업 전반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신속하게 집행할 방침이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정책금융이 투입된다.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여력과 국내외 영업망을 동원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투입되는 자금은 총 18조원 정도다. 다만 이 부분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 자금이 투입되는 건 아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7월 초부터 운영 중이던 '금융부문 대응 TF'를 '일본 수출규제 금융부문 비상대응 TF'로 확대하고, 피해기업 전담작업반, 현장지원반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본 측의 근거없고 부당한 규제 조치에 맞서 정부와 유관기관이 우리 기업을 지켜낸다는 각오로 엄중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철저히 점검·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 말미에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피해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인용한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은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