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불매 운동에 에어리즘 직격탄
스파오 '쿨테크' 탑텐 '쿨에어' 매출 급증

쌍방울, BYC 등 국내 속옷 업체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속옷 판매 성수기인 여름철에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인기 속옷 '에어리즘'에 대한 수요가 국내 브랜드로 일부 넘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안 에어리즘 판매대 전경.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속옷 업체인 쌍방울의 냉감 속옷 '쿨루션'의 7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BYC의 냉감 속옷 '보디드라이'의 7월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공식 온라인 쇼핑몰 매출은 131% 급증했다.

이랜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인 스파오의 냉감 속옷 '쿨테크'의 7월 매출도 상승세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었다. 신성통상 SPA 브랜드 탑텐의 냉감 속옷 '쿨에어'의 이달 매출 역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0% 증가했다. 이밖에도 베이직하우스가 만든 여성용 냉감 속옷인 '쿨 에센셜 탱크톱'의 7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주요 표적이 되자 소비자들이 여름철 많이 찾던 유니클로의 기능성 속옷인 '에어리즘'을 대신할 국산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나타난 영향인 것 같다"고 했다.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유니클로는 당장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류업계는 유니클로가 향후 대대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통해 고객을 유인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에어리즘 수요가 다른 국내 업체로 분산되자 유니클로가 해당 제품의 가격 인하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30일부터 에어리즘(메쉬·심리스)의 가격을 기존 1만2900원에서 3000원 할인한 9900원으로 조정했다.

지난 30일부터 가격 인하에 들어간 유니클로 에어리즘 제품 이미지.

유니클로 불매 운동이 국내 업체들의 속옷 매출 증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동일 업종인 국내 SPA 브랜드의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여름인 7월은 패션업계 비수기로 유니클로 불매 운동으로 인한 대체 수요가 옮겨가기 어렵다"며 "국내 SPA 브랜드들은 가을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의류업체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장기화 국면으로 바뀌고 있어 유니클로 겨울철 인기 내복인 '히트텍'의 수요 마저도 국산 속옷 업체들이 흡수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