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한일 갈등에 日 항공권·호텔 예약 급감
반일 감정 확산…"日 여행 취소 인증하면 할인"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여름휴가 극성수기인 이달 일본행 여행객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일본 패키지여행 예약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70% 정도 줄었다. 하나투어의 7월 넷째주(22~26일) 일본 여행을 예약하는 일평균 인원수는 평소(1200명)보다 70%가량 줄어든 400명 수준이었다. 반면 동남아, 중국 여행 예약은 20% 늘었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여행 취소율이 날로 늘고 있다.

G마켓의 지난 7월 일본 패키지여행, 일본호텔 예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 감소했다. 인터파크에서도 일본 패키지여행 예약(지난달 8~31일 기준)은 절반으로 줄었다.

◇ 日 불매운동에 반토막 난 여행 예약...일본 여행 취소율도 44% 달해

이미 여행을 예약해 놓고도 취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위메프에 따르면 일본 여행 취소율은 6월 4주차에는 9%에 그쳤지만, 7월 1주차에는 15%, 2주차에는 36%, 3주차에는 44%로 늘었다. 6월 4주차에는 인기 도시 10위권 안에 들었던 오사카(2위), 후쿠오카(5위), 도쿄(9위)도 7위, 11위, 21위로 떨어졌다.

직장인 김보미(27)씨는 "주변에 일본 여행을 예약한 친구들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조용히 다녀오는 편"이라며 "추가로 일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올 여름휴가로 일본과 동남아를 고민하다 동남아에 가기로 했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항공사들도 일본 여행객 감소를 체감하고 탄력적으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부산‧삿포로 노선 운휴(運休)에 이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노선 좌석을 줄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이스타항공은 부산-삿포로, 부산-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관광업계, 애국마케팅 선보이기도.."815실 완판"

국내 유통·관광업계는 일본 등 해외여행 취소자를 대상으로 애국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강원 정선군의 하이원리조트는 해외여행 취소 고객에게 숙박권을 정상가 대비 77% 정도 할인해 주는 '프라이드 오브 코리아'를 선보였다. 하이원리조트 측은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총 815실을 선보였는데 완판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나섰다. 경상북도 경주시는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 여행을 택한 방문자에게 지역 축제 입장료를 반값에 할인해 주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파주시티 투어 탑승요금’을 50% 감면해 준다. 시티투어를 예약할 때 해외항공권, 선박 등 취소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여행 취소 당사자에게 할인을 적용해주는 방식이다.

국내 숙박 예약업체들은 국내 여행 증가를 실감하고 있다. 숙박앱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숙소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9.4% 증가했다. 특히 5성급호텔, 풀빌라 등은 55% 늘었다.

야놀자 관계자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돼 국내 여행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숙소 최저가전을 선보이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상해 특별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