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음파를 이용해 몸 속에서 전기를 얻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배터리 방전을 우려해 5~10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인공심장 의료기기 등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상우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체내에서 생성된 마찰전기로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를 상시 충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몸 속에 초음파에 반응하는 특정 소재를 삽입하고, 초음파로 진동을 유도해 마찰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적용했다.
현재 심장박동기, 인슐린펌프 등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는 배터리 수명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배터리가 방전돼 의료기기가 제 기능을 못하면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의료기기를 교체하는 수술에도 환자 상태에 따른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외부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방법이 검토됐지만 생체 안전성, 영향력 등을 고려해 실제 기기에 적용하지는 못했다. 심장박동이나 혈류, 근육운동 등 생체 내 기계적 에너지를 변환하는 연구도 있으나 배터리를 충전할 충분한 발전량을 얻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제 검진 및 치료에 사용하는 인체 무해 초음파를 이용해 안전하면서도 충분한 양의 전기를 생성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외부 초음파가 체내에 삽입된 특정 소재에 진동을 일으키면서 마찰로 전기 에너지를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연구진이 쥐와 돼지 피부에 마찰전기 발생소자를 삽입하고 초음파를 쏘자 전기가 생겼다. 돼지 지방층 1cm 깊이에 삽입된 발전소자로부터 확인된 전압은 심장박동기나 신경자극기를 구동할 수 있는 0.91볼트(V)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마찰전기 발전소자를 이용해 상시 구동이 가능한 온도센서형 '박막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상업용 축전기를 완충하는데 성공했다. 상업용 축전기는 통신장비 등 전자제품에 일시적으로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공급이 필요한 회로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김상우 교수는 "피부층을 통과한 초음파에 의한 마찰전기를 이용해 체내 에너지를 수확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인체 삽입형 의료 시스템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