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유방암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허가를 받았다.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기업 루닛은 자체 개발한 유방암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이 제품은 AI 기반으로 설계된 유방 촬영 영상 판독 소프트웨어다. 유방암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색상 등으로 표기해 의사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루닛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공동 개발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판독이 까다로운 유방암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개발했다"며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하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 정확도는 증가하고 재검률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 인사이트 MMG 온라인 데모 웹사이트 화면.

회사에 따르면 유방 촬영술에서 악성 의심 판정을 받은 환자 중 조직검사 결과 암으로 확진되는 환자는 29%에 불과하다. 한국이나 아시아 여성들은 유방 조직이 치밀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더 까다롭다. 루닛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5만여명 유방암 사례와 20만여명의 유방 촬영 영상을 학습에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개발을 총괄한 김효은 루닛 이사는 "기존 컴퓨터 보조 진단 소프트웨어에서 문제가 됐던 높은 위양성률을 극복하기 위해 악성과 양성 종양을 높은 정확도로 구분하도록 개발됐다"면서
"식약처 확증 임상 시험을 통해 이 소프트웨어가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루닛은 온라인을 통해 제품 성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했다. 장민홍 루닛 이사는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루닛 인사이트 MMG 성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며 "제품을 통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추가 검사로 인한 환자 부담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루닛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빅5 병원과 협력해 제품 개발에 주력, 질환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흉부 엑스레이, 폐질환, 유방암 분야 개발에 주력했지만 앞으로 골절, 심장 비대증 등 개발 분야를 확대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의료 서비스와 인공지능(AI)의 접목이 빨라지고 있다.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 건강관리 세계시장 규모가 2014년 6억달러에서 2021년 6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 일본 등 기업도 AI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에서는 구글, IBM이 일본에서는 올림푸스 등이 AI 진단 의료기기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당뇨병성 망막증을 진단하는 AI를 개발해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황반변성, 폐암 진단 등을 위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 올림푸스는 AI 병리진단 지원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AI 진단 소프트웨어를 투입하면 암 등 각종 질병 진단 효율을 높일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