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알뜰폰의 이통사 계열 편입은 알뜰폰 정책을 무력화하고 통신시장 경쟁을 왜곡시킨다"(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허가시, 공정경쟁과 경쟁활성화를 위해 CJ헬로 알뜰폰 사업은 분리하도록 조건이 부과돼야 한다"(KT)
"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LG유플러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각 경쟁사의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놓고 따지는 이해득실이 복잡하다. 방송 시장 개편 논의보다는 '알뜰폰'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통신 3사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의 향방을 놓고 각 사에 유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에 이상헌 SK텔레콤 실장, 배한철 KT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가 참여해 치열한 토론을 펼쳤다.
최근 통신사들은 IPTV(인터넷TV)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명분으로 인수·합병에 활발하다. 현재 정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심사 중이다.
그러나 인수합병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알뜰폰이다. CJ헬로가 케이블TV 서비스 뿐 아니라 알뜰폰 시장에서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헬로모바일)까지 인수하면, 알뜰폰 업계가 이동통신사에 종속된다고 주장한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그동안) CJ헬로가 신규요금제를 출시하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 만큼 두 기업은 인접한 시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왔다"며 "CJ헬로는 현재 이통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독립계 알뜰폰 업체"라고 했다.
지난 2016년에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당시 LG유플러스가 이와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기업 브랜드파워와 알뜰폰의 저렴한 가격을 이용하여 MNO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독행기업(시장 경쟁을 촉진해 독과점 현상을 막는 기업)인 CJ헬로비전을 영구히 제거한다는 점에서 경쟁 제한성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KT도 SK텔레콤과 같은 이유로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한철 KT 상무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45개 알뜰폰 업체가 이통시장의 주요 주체로 성장했다"며 "특히 CJ헬로는 알뜰폰 업계의 '독행기업'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는 정부가 지난 10년간 추진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무위로 돌리는 꼴"이라고 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주장을 '막연한 기우'라고 반박한다. 이동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경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비상식적 주장이란 것이다. 또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방안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은 알뜰폰 가입자가 번호이동 시 더 높은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꼼수영업을 통해 가입자 빼앗기에 혈안이 됐는데 (현재) 알뜰폰을 위하는 듯 한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 합병시 예상되는 시장지배력 전이와 방송의 공적 책임 훼손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J헬로도 LG유플러스를 거들고 나섰다. CJ헬로는 설명자료를 통해 "통신사가 알뜰폰 요금제의 가격과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결정, 헬로모바일은 매출액 증가율 추이나 점유율 등 시장에서 독행기업의 지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요금 및 상품의 독자 결정력이 없는 상황에서 독자 생존은 불가능하며 LG유플러스와의 결합이 헬로모바일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뿐 아니라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도 반대하며 각 사의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졌다.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속에 추진 중이던 딜라이브 인수가 불투명해졌다.
만약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실패하고, 경쟁사들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에 성공할 시 KT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유지했던 독보적인 지위가 위태로워진다. KT는 "티브로드 인수합병시, SK텔레콤의 모바일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케이블TV 시장까지 전이돼 전체 방송·통신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