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4%나 급락했던 코스닥지수가 반발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600선 붕괴를 막아냈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덕에 ‘검은 월요일’의 상처를 일부 씻어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0.45%(9.20포인트) 오른 2038.68에 거래를 마쳤다. 닷새 만의 상승 전환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12억원, 2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1451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6394계약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2734계약, 개인은 3116계약을 순매도했다.

6거래일 만에 상승에 성공한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6.86포인트) 상승한 625.64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도 각각 1499억원, 203억원을 사들였다.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은 1614억원어치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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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은 개장 전부터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한국 증시가 해외 시장 대비 유독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마찰, 기업 이익 둔화 등의 대내외 악재는 가뜩이나 위축된 국내 투자심리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점도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다행히 주요 투자주체는 관망 대신 반발 매수를 택했다.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도 지수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다만 경계심이 높아진 시장 상황 탓에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확신이 부족한 가운데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했다.

코스피 업종 중에서는 섬유의복,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운수창고, 운송장비, 건설, 유통, 화학, 철강금속, 통신, 기계, 의약품 등이 올랐다. 보험, 전기가스, 은행, 음식료품, 증권 등은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LG화학(051910), 현대모비스(012330), POSCO, SK텔레콤(017670), LG생활건강(05190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기아차등이 전날 대비 상승했다. 셀트리온(068270),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등의 주가는 떨어졌다.

최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애국 테마주’는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필기구 제조업체 모나미(005360)와 속옷 제조사 쌍방울(102280)은 각각 12.86%, 29.7% 급등했다. 하지만 유니클로 불매의 수혜주로 떠오른 신성통상(005390)은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한 채 1.74% 하락했다. 하이트진로(000080)도 1% 이상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날 한국 증시가 단기 급락 후 기술적으로 반등한 것이라며 의미부여를 자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등이 추세 반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시장의 초점이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긴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는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의미한 반등은 4분기 전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