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지수가 1.78% 추락하며 2000선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코스닥지수는 4%나 급락했다.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국내 증시 분위기는 가뜩이나 식어버린 시장 참여자의 마음을 더 멀리 떠나게 만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 금액은 7월 26일 기준 116억8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7월 매수 금액인 109억5000만달러보다 6.7% 늘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미국 주식 쇼핑에 열을 올렸다. 올해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85억달러로 전년동기(70억달러)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이웃 중국과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내에서 산 중국 주식은 2016년 4억5000만달러에서 2018년 8억8700만달러로 2배가량 증가했다. 2019년 들어서도 7월 현재까지 약 7억달러어치를 매수한 상태다. 일본 주식 매수도 2016년 2억17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53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대표적인 악재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다.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이들 국가의 힘겨루기에 지수 활력도, 투자자도 모두 잃은 셈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26일 기준)은 4조3847억원이다. 이는 2017년 1월(4조1117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매매 활성화에 초점을 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키움증권(039490)이 진행한 '미국 주식 거래 미경험자 40달러 지원 이벤트'에는 며칠 만에 1000명 넘는 사람이 몰렸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하반기엔 좀 나아질 것"이라던 전문가 전망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연구원은 "악재가 너무 많아 쉽사리 저가매수를 권유하기도 어렵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바이오 업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낙폭이 훨씬 크고 수급적인 부담도 있다"고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수출 제재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어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그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빛의 크기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어둠은 쉽지 않다"며 "볼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공포가 마음을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