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가 오비맥주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외신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최근 호주 자회사 매각을 추진한데 이어 한국 자회사인 오비맥주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AB인베브 측이 제시한 거래 가격은 9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로는 롯데 등 대형 유통기업과 KKR, MBK파트너스 같은 대형 투자펀드(PEF)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의 경우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5~7%에 불과하지만 6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가진 오비맥주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맥주업체 AB인베브 로고.

오비맥주 매각은 AB인베브의 자금 사정과 관련이 있다. AB인베브는 지난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작년 말 기준으로 1060억달러(약 124조원)까지 늘었다.

AB인베브는 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 중국, 호주 등 아시아사업부를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가 철회됐다. 이후 AB인베브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인 호주나 한국의 사업부(자회사) 등을 매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지난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AB인베브가 호주, 한국, 중앙아메리카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5월 사모펀드인 KKR이 아시아지역 사업부 매수를 위해 AB인베브와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졌다. KKR은 오비맥주를 인수해 운영하다 2014년 AB인베브에 58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받고 매각을 한 사모펀드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대표

업계와 외신의 예측대로 AB인베브의 호주 자회사인 칼튼앤드유나이티드브루어리스(CUM)는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인수하는 것으로 지난주 결론이 났다. 매각가는 113억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