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 제외 대부분 산업 日대비 열위…메모리반도체는 우위에 있어
현대硏 "국산화·비교우위 확보…기업들, 분쟁해결 자체 네트워크 필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일본 수입품 중 일본 의존도가 90%를 넘어서는 수입품이 28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주력산업도 일본에 열위를 보이고 있어 일본의 수출규제가 더 강화되면 전체 산업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8일 발간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 일본 수입액은 546억달러로 총수입(5352억달러)의 10.2%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연평균 220억달러의 적자로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대상국 261개국 중 최대 무역적자국이다.

조선DB

우리나라의 대 일본 수입 구조는 산업재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 자연히 국내 산업활동의 일본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의 수입액은 27억8000만달러로 5.1%를 차지했다. 광물성생산품(10억9000만달러),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5억4000만달러), 플라스틱·고무 제품류(5억1000만달러) 등이 대부분이었다. 또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157억50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8.8% 였다.

한일간 산업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주력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열위를 보이고 있다. 섬유류·생활용품 산업 등 경공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화학공업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화학과 플라스틱·고무·가죽, 기계는 절대열위를 보였다. 전기·전자 중 반도체도 일본에 비해 절대열위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절대우위에 있었다.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고 산업경쟁력이 열위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우리 산업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한일간 정치·외교적 긴장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산업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연구원은 최근 한일간 수출규제 문제에서 볼때 산업경쟁력이 견고한 우위를 가지지 못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소재·부품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국산화율을 높이고 비교우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치·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민간기업은 정부에 의존하기보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산업경쟁력을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수출과 수입 모두 중국과 일본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동북아 시장 접근 전략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