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금융정보시스템 하반기 본격 가동
내년 초 동산담보 회수지원기구도 마련
신용도가 낮고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일괄담보제도가 연내 도입된다. 일괄담보제란 부동산 담보를 제외한 지식재산권(IP),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다양한 동산을 한꺼번에 묶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동산담보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는 동산금융정보시스템(MoFIS)도 하반기 마련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동산금융 활성화 1주년 계기 은행권 간담회를 개최하고 "동산금융의 물꼬가 트인 만큼 탄탄한 성장궤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동산금융 활성화 관련 정부 정책이 마련된 이후 IP를 포함한 전체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1조700억원을 기록했다. IP 담보를 제외한 일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6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68억원) 대비 3.2배 늘었다. 그러나 현재 전체 기업대출 규모가 70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1조원을 넘어선 동산담보대출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해 먼저 오는 8월 동산·채권담보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정안엔 기업의 다양한 자산을 한꺼번에 묶어 담보물로 평가하고 이를 취득, 처분할 수 있는 '일괄담보제도' 방안이 담긴다. 예를 들어 화장품 회사의 경우 특허권을 갖고 있는 화장품 제조 기계와 화장품 재고, 매출채권을 한꺼번에 묶어 담보로 설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담보물에 대한 경매가 강제집행될 경우, 은행은 즉시 그 사실을 통지받고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013년엔 은행이 모르는 상태에서 담보물건이 제3채권자의 경매집행으로 처분돼 경매배당금을 받지 못한 사고가 있었는데, 이는 은행권이 동산담보대출 공급을 축소하는 계기가 됐다.
이 외에 개인과 개인사업자도 동산담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동산담보물을 은행 몰래 고의로 훼손하거나 은닉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마련됐다. 정부는 8월중 정부 입법안이 마련되면 연내 법률안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신용정보원과 함께 MoFIS도 구축한다. MoFIS에는 감정평가부터 대출실행, 사후관리, 매각까지 동산금융 전 단계 정보가 집중된다. 정부는 기계기구·재고·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통일된 분류코드를 마련하고, 중복담보여부, 감정평가액, 실거래가액 등 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은 이를 분석·가공해 여신운용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MoFIS는 지난 6월부터 시범 운영을 통해 시스템 안정화 작업 중으로, 오는 8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내년 초에 동산담보 회수지원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동산은 부동산과 달리 매각시장이 활성화돼있지 않아 부실 대출이 발생해도 담보를 매각할 곳이 마땅치 않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출 부실시 담보물 또는 부실채권을 일정 조건에 매입해 은행권의 회수리스크를 덜어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1억원짜리 기계를 담보로 빌려준 6000억원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캠코가 해당 기계를 3000억원에 사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우리 창업기업과 혁신기업도 설비나 재고, 특허권과 매출채권 등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이 이러한 동산의 가치를 먼저 발견하고 대출의 소재로 적극적으로 자금을 융통한다면 기업인들의 호소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