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小米)가 한국 기업의 텃밭이던 인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스마트TV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올리는 모습이다. 인구 기준 세계 1·2위 시장인 중국과 인도를 시장에서 한국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입지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홍콩의 샤오미 매장에서 샤오미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17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인용,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TV 시장에서 3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15%, 일본 소니가 14%, 삼성전자가 12%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6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 인도에서 9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30.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720만대로 점유율은 22.7%였다. 인도 스마트폰·스마트TV 시장을 모두 샤오미에 내준 꼴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2월 인도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했다. 1년여만에 한국 양대 TV 브랜드 점유율 합계(27%)를 제친 것이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샤오미는 판매량이 늘자 인도 업체 '딕슨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현지 공장도 건설해 공급량을 더욱 늘렸다.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BOE 등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이 공급하는 저가 LCD(액정표시장치)를 바탕으로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분기 세계 TV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 34.3%를 기록해 31.6%에 머문 한국을 제쳤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총 점유율 27.7%에서 6.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국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고급형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샤오미는 물론, 화웨이 또한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화웨이의 인터넷 브랜드 아너(HONOR)는 지난 15일 중국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TV 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화웨이는 스마트TV 제품을 다음달 초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축적한 통신 기술을 스마트TV의 IoT(사물인터넷)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판매량을 확보하고, 저가 공세로 세계 2위 시장인 인도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고 기술력도 좋지만 가격 경쟁력에선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