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 열풍에 호텔 객실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덥지 않고, 화창하지 않은 날씨가 호텔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지난 6월 객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20% 높아졌다.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월드의 객실점유율도 약 5% 상승했다.

다른 호텔들도 비슷하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7월 첫 주의 투숙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신장했고, 영종도에 있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6~7월 객실점유율도 전년 6~7월 대비 33% 증가했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지난 6월 주말 점유율은 96%에 달했다.

호캉스 열풍에 호텔들의 객실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캉스 열풍이 불고 있고, 날씨를 걱정하지 않고 즐길 수 있어 고객이 늘었다"며 "어린이 이용 시설과 서비스,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것도 특급 호텔들의 투숙률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기가 솟구치는 호텔과 달리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었다. 티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월 14일~7월 14일) 호텔·리조트 관련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지만, 캠핑·글랭핑 관련 매출은 2%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캠핑용품 매출은 11% 감소했다.

해수욕을 즐기러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도 다소 줄었다. 보령의 대천 해수욕장 개장 한 달간 관광객 수는 전년도 233만3000명에서 올해 174만40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 6월 1일 개장한 해운대 해수욕장의 누적 관광객 수(지난 15일 기준)는 237만명에서 184만7000명으로, 송정 해수욕장의 누적 관광객수는 72만3000명에서 52만9000명으로 줄었다.

일요일인 14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호캉스 열풍은 지난해만큼 덥지 않은 날씨가 돕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1.3도로 지난해 6월(22.2도)에 비해 낮았다. 평균 최고기온과 평균 최저기온도 올해 6월이 전년 6월보다 0.9~1도가량 낮은 편이다.

흐린 날씨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장마 기간은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짧은 편이었지만, 올해 평년 수준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인 더위가 오는 편인데 지난해에는 장마가 7월 11일에 끝나는 등 짧았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긴 기간 장마가 이어진 뒤 더위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할 지자체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폭염이 오면 피서객이 몰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올해는 흐린 날이 많았고, 지난해보다 덜 더운 편이라 피서객이 줄었다"면서도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피서객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