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자동차금융(오토금융) 사업 강화를 위해 중고차 매입 알선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비해 자동차금융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KEB하나은행이 중고차 매입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추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중고차 매입 알선 서비스인 '스마트 체인지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 체인지는 하나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중고차 판매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위해 하나은행은 중고차 전문 경매업체인 카옥션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하나은행 사옥 모습.

하나은행 고객 가운데 기존 보유차량 판매를 원하는 고객은 스마트 체인지를 이용할 수 있다. 판매가 가능한 차량은 연식 10년 이하 또는 주행거리 20만km 이하로 제한된다. 하나은행 고객이 스마트 체인지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옥션 소속 차량전문평가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 방문 평가를 무료로 진행하고, 카옥션 사이트에 차량 매물을 올리게 된다. 판매까지 카옥션이 대행하고 실제 판매가 이뤄지면 중고차 판매자에게는 하나은행에서 5만 하나머니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나은행이 갑자기 중고차 매입 알선 서비스를 내놓은 건 자동차금융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스마트 체인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하나은행의 자동차금융 서비스인 '원더카'를 연결해 자연스럽게 자동차 대출 고객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보유차량을 판매한 고객이 새 차를 구입할 때 하나은행의 자동차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스마트 체인지 서비스를 통해 제1금융권의 낮은금리 오토론을 추천하고 기존 차량은 공정하고 빠르게 처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금융은 시장 규모만 대략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할부금융과 리스를 합친 시장이 40조원에 달하고, 오토론이 20조원 정도라는 게 금융권의 추정이다. 오토론은 구체적인 규모가 공개되지 않지만 대략 할부금융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자동차금융 시장은 캐피탈업계가 꽉 잡고 있었다. 지금도 자동차금융 시장의 80% 정도는 캐피탈업계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속속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동차 대출 상품인 '마이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이 올 시즌 KBO리그의 타이틀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로 정한 이유다. 국민은행도 '매직카'라는 브랜드로 자동차금융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시장에서는 다른 은행에 비해 비교적 늦게 뛰어든 하나은행이 중고차 판매 대행 서비스로 고객층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금융은 장기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