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운영 중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채팅 목록 상단에 광고가 삽입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향후에는 대화창 내부에도 광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대폰 자체 설정으로 광고를 제거하는 방법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네이버 등이 광고 같은 단기적인 매출 증가에 집중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신저 카카오톡 채팅 목록 상단에 추가된 ‘비즈보드’.

15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 5월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 목록 상단에 삽입한 광고 시스템 ‘비즈보드’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부인했지만, 향후 카카오톡 대화창 내부에도 광고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휴대폰의 광고 관련 자체 설정으로 카카오톡 광고를 제거하는 방법이 화제가 될 정도다.

카카오가 지난 달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톡비즈 세미나를 열고 "비즈보드에 대해 사용자와 광고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부정적인 반응은 많지 않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카카오는 오픈베타서비스 중인 비즈보드를 통해 카카오톡 기반의 사업 매출이 50%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억회 노출을 보장하는 한 달짜리 상품의 가격은 20억원에 달한다. IT업계는 비즈보드에 대한 사업자 반응이 좋아, 카카오가 비즈보드를 곧 정식 서비스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광고 사업은 최근 IT 기업들 사이에서 늘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도 지난 3월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검색창 하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도 최근 영상 내 광고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블로그 등에서 카카오톡 광고를 제거하는 방법이 퍼지고 있다.

다만 유튜브는 월 7900원의 유료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 경우 광고 없이 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카카오톡과 네이버는 이런 서비스가 없다. 단기 매출을 노린 여러 기능들이 늘면서 앱 자체가 무거워졌다는 불만도 늘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유료 앱을 출시하면 구매할 테니 광고를 없애달라"는 반응마저 나온다.

직장인 A(35)씨는 "장보기, 헤어스타일 등 여러 기능이 늘면서 카카오톡 앱 자체가 무거워졌다"며 "다른 앱을 쓰고 싶지만, 직장 등에서 카카오톡을 쓰니 어쩔 수 없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매출 증가이 아니라 연구개발(R&D)을 통한 신규 서비스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나 네이버가 단기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카카오톡의 경우 5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다른 서비스로 끌어오기 위해 카카오톡 내부에 여러 기능을 넣고 있다. 이는 앱을 느려지게 하고 이용자들의 불편함만 만드는 좁은 시야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