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자회사인 KDB생명을 빠르게 팔기 위해 경영진에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그만큼 매각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에서 매각이 성사되면 사장에게 최대 30억원,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15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에서 이 같은 인센티브를 내건 것은 이례적이다.

산은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지난 2014~2016년 세 차례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산은은 연내에 KDB생명을 팔겠다는 목표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작년 말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어느 정도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자본 확충을 이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이 손실을 보더라도 KDB생명을 매각하겠다"고 밝히는 등 매각 의지가 강하다.

다만 매각에 성공할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금융지주사 내에 생명보험사가 없는 KB금융·우리금융이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생명보험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아 제값을 받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있고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인 상황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딜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