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보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마련한 청와대 간담회에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규제는 한강에 빠뜨리자"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R&D(연구·개발)밖에 방법이 없다"며 "현재 선택적 근로시간제에서는 1개월 이내에서만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 그 정도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2시간 근무제 같은 '규제'가 풀려야 장기 대응도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러 가지 이슈가 있어 힘들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국내의 환경·노동 관련 규제가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서 불화수소 등에 대한 국내 투자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도 "소재 개발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이 장기 구매 약속을 해줘야 중견기업이 들어갈 수 있다"며 "특히 작은 회사는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제를 감당하면서 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재갑 장관은 "신규 물질은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까다로운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를 다녀왔던 한 CEO는 "기업인들이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안을 했지만, 정부 대답은 여느 때처럼 '힘들다'였다"며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는데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