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은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라는 말로 대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안전자산 중심으로 투자하되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NH농협은행의 자산관리 부문을 이끄는 김인태 부행장은 지난 2일 본지 인터뷰에서 "하반기 금융시장을 둘러싼 여러 변수를 살펴보면 특정 자산이 우월한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3~5%의 수익률을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방이 막혀도 활로는 있는 법. 김 부행장은 금리가 인하되는 국면을 감안해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 회사)에 관심을 가지면 좋다고 귀띔했다. 또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서울의 경우에는 가격 조정기에 주택 구매를 고려해보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반기는 안전자산에
김 부행장은 하반기 투자자들이 살펴야 할 핵심 변수로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 분쟁을 꼽았다. 우선 그는 올 하반기 한국은행이 한 차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리가 내려갈 때 수익을 볼 수 있는 채권 투자는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이 낮을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금리 인하를 대비해 적지 않은 자금이 채권 투자 쪽으로 몰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행장은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험성 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경기 회복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서 시중 금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중 무역 분쟁도 해결되지도 않고 더 악화되지도 않은 채 하반기에도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거기다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가해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올 하반기는 욕심을 버리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안전자산 중에서는 해외 채권형 펀드와 금 투자를 추천했다. 김 부행장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게 되면 기대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ELF(주가연계펀드) 등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도 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기, 리츠나 서울 부동산 관심
이와 함께 하반기 리츠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했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발생하는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투자신탁회사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경우 주식처럼 거래도 가능하다. 김 부행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완화정책을 예고하면서 국가별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비용이 줄고 배당을 하는 리츠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요인이 된다"면서 "하반기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실제 완화 정책을 펴면 글로벌 리츠의 경우 수익률이 더 높아질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일부 지역에서만 상승세를 보일 뿐 전반적인 하락 조정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하반기 금리가 떨어져 이자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고, 가격 조정이 됐을 때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게 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이나 경제 전반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 불안한데 투자 대안은 필요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서울 등 인구 집중 지역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에는 명의를 여러 명으로 나누거나 경우에 따라 부동산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비용인 세금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의 '금융 근육' 길러보자
김 부행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꾸로 준비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퇴직 후 내가 매달 필요한 자금이 얼마인지 생각해보고 그걸 위해서 지금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역산을 해가며 노후를 준비하면 좋다"고 말했다.
또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금융 근육'을 길러줘 보라고도 조언했다. 자산관리는 결국 자신의 수입을 지출과 저축으로 얼마나 적절하게 나누는가인데, 아이가 용돈을 받으면 그 돈을 수입으로 여기고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지부터 가르쳐보라는 것이다.
김 부행장은 "용돈을 설계하는 습관이 결국 사회에 나가서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로 이어진다"면서 "한발 더 나아가 청약저축이나 소액의 적립식 펀드를 통해서 이자가 어떻게 생기고 수익과 손실이 어떤 경우 발생하는지 경험하는 게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